출산 후, 남편과 아이와 셋이 맨날 행복하기만 하진 않더라고요,

남편은 인턴을 시작했고,

출퇴근하고, 논문도 쓰고 있어요, 

저는 집에서 루안이를 도맡아 보고 있는데요.

루안이의 활동범위가 넓지 않을 때까진, 많이 힘들진 않았어요,

단지 통잠을 아직까지 자주지 않고 있는 루안이 덕분에 잠을 제대로 못자서,

고게 힘들었지만요, 근데요

8개월 접어들면서 저의 피곤은 극에 달했어요, 

기존 체력가지곤 루안이를 도맡아 키우기가 힘들어졌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남편과 자주 싸우게 되더라고요,

제가 예민해진 탓인 것 같아요,

남편도 인턴생활이 편하지만은 않을거예요, 새벽 5신에 일어나 출근 전까지 논문을 쓰고요

퇴근하고 오면 저녁먹고 자기 바빴어요


저는 남편이 힘들긴 하겠지만, 아기와 보내는 시간을 주고 싶었고

제가 힘들기도 했기때문에 기저귀 갈아달라, 목욕시켜달라, 요구를 했어요

남편은 잘 따라 주는 듯 싶었으나, 

본인도 힘들었는지 서로 웃을 일이 없어지다가

별거 아닌 일로 큰소리내며 싸우게 됐어요



저는 이렇겐 살고 싶지 않더라고요,

근데 한 언니가 말해주길,

"각자가 자기는 배려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역할분담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모를 수 있다"라고 했어요

그러면서 "역할을 제대로 맡고 이행하며, 서로 고맙단 말을 해줘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남편과 저는 정확하게 역할을 정했어요,


남편은 퇴근 후 루안이 목욕시켜주기, 

같이 놀아주는건 내킬때 해주기, 그리고 루안이 재우기, 루안이가 통잠자기 전까지 깰때도 다시 재우기까지

그리고 출근 안하는 날엔 아침 첫 기저귀 갈아주기, 설거지까지요

아 그리고, 외출했을 땐 거의 모든 루안이 챙기기를 도맡기도 있네요(사실 이건 제가 자의로 많이 하게 되지만)


그리고 저는 남편이 맡은 것 이외의 루안이 육아,

그리고 요리, 집안일은 체력이 닿는 만큼만(더러워도 힘들면 냅두기)하기까지요


이렇게 정해놓으니

남편도 저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서로에게 감사해하게 되더라고요,

남편은 제가 집안일과 아이를 맡아 주니 밖에서 걱정없이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저는 남편에게 '왜 루안이를 봐주지 않지, 집안일을 해주지 않지' 기대하지 않게 되는거예요,

그리고 집안일이 쌓여도 쌓이는대로 힘있는 만큼만 하자 하니 스트레스를 안받게 되고요,

(이건 성격마다 다르겠지만요)

오히려 저흰 남편이 더 깔끔한데,

본인이 하고 싶을때만 하기로 마음을 놓으니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쉬는날에도 남편이 제가 루안이를 혼자 보고 있는게,

집안일을 하고 있는게,

자기도 해야한단 부담감을 갖지 않고 논문쓰는거에 집중을 할 수 있게되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저는 루안이 목욕시키 전까지만 신나게 놀아주고 먹이고 하면,

그 이후론 그 다음날 아침까지 하고 싶은걸 하거나 쉬거나 잘 수 있으니

너무 좋더라고요,


야근이 잦은 남편, 혹은 워킹맘인 경우엔 저희와 똑같은 역할분담은 불가능하겠죠?

그치만 서로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나누고,

꼭해야 하는 것도 하나씩 양보해 맡아주면,

그리고,

그걸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아프지 않은 이상엔,

지켜준다면

서로 감사해하며, 잘 돌아가게 될 것 같아요,


아기 낳고 나면 남편은 집에서 소외감을 느끼기도 하고,

아내는 그런 남편을 보고 아기 둘을 키우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요,

남편에게 아기와 보내는 시간을(특히 목욕이나, 같이 잠자기) 주고,

그럴때마다 칭찬, 고마움을 전하면 많이 나아지는 것 같아요 ; )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도 중요한 것 같고요,


루안이가 더 자라면 체력이 아닌 정신적인 지지가 필요하게 되고

그럼, 또 다른 룰들이 필요하게 되겠지요?


그때까지 정한 룰을, 그리고 앞으로 상황이 달라질때마다 생길 새로운 룰들을 잘 지키려하며 지내봐야겠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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