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파리에서 육아하는 김영양사입니다. 오늘은 제 첫임신 때 이야기를 포스팅 해보려고해요. 좋은 경험은 아니었기 때문에 자세하고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나더라구요. 하지만 병원서류도 뒤져보고, 남편에게도 물어보고 아픈 기억들이지만 다시 떠올려 보았어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저는 첫임신때 초기에 유산을 경험하였고, 두번째 임신으로 지금의 루안이를 낳았어요. 내일이면 벌써 출산한지 80일이 지났네요.

 남편과 저는 프랑스에서 유학생활 중 이었어요. 작년 초여름. 첫 임신을 했지요. 계획임신이 아니었고. 의심갈만한 날도 없어서 남편도 저도 당황스러웠어요. 그치만 곧 너무 행복했어요. 결혼 할때만 해도 둘다 아기는 관심없었지만 남편의 첫조카딸이 정말 사랑스러워서 저도 남편도 아기를 좋아하게 된 시점이었거든요. 생리가 늦어지고 이상하게 식도염증상 같은 것들이 생겨 검색해보다가 임신일 수도 있다는 글을보고 테스트기로 검사해보니 두줄! 그렇게 타지에서 임신을 하게되었고, 프랑스에 있는 지인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병원을 다니게되었어요.

 프랑스에서는 한국과 다르게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임신 중에 초음파를 총 세번 봐요. 첫 초음파는 11주에서 13주사이에 보는게 보통이라 아기 심장소리도 안들본 상태로 7주를 넘기고 있었어요. 한국에서는 거의 6주면 심장소리를 들어본다고해요. 그때까지 증상은 미식거리는 정도의 입덧. 먹는 입덧으로 속이 비면 힘들어서 새벽부터 일어나 억지로 밥을 먹어야 하는 상태였어요. 그리고 엄청 예민해져서 남편과 싸움도 잦았어요. 하루는 남편과 싸우고 나서 처음으로 갈색혈이 비치더라구요. 그래서 검색을 열심히 해보니 누워만 있으라는 글이 많이 보여서 절대안정을 취하고 있었는데 결국엔 3일만에 새빨간 피를 보게 되었어요. 그제서야 병원에 갔고, 처음으로 초음파를 보게 되었어요. 의사는 이상하다. 아기가 너무 작다. 며 저에게는 화면도 안보여주고 초음파를 끝내버렸고. 아마 아기가 성장을 멈춘것 같다고 일주일뒤에 다시 오라고 했어요. 그때까지만해도 저는 멍하게 무슨말인가 싶었어요. 집에와서 남편에게 연락하면서 그제서야 내가 유산을 했구나 싶더라구요.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그 다음날 다른병원에 가봤어요. 오진일 수 있지 않을까싶어서. 하지만 결과는 같았어요. 그렇게 빨간 피의 양은 점점 많아졌고 일주일뒤 병원에서 다시 초음파 봤을 땐 아기의 형태는 거의 보이지 않고 아기집만 남았다고 했어요. 의사는 수술할(소파수술) 필요는 없고 약물배출을 처방해 주었어요.

 약 처방시 아프면 진통제도 먹어라 라는 말을 하길래. 그 말대로 약을 먹은 후 진통이 오기 시작했을 때 진통제를 먹었어요. 그치만 이미 진통은 심해져 그 독한 진통제를 연달아 몇알을 먹어도 잘 듣질않았어요. 누울수도없고 앉을 수도 없고 하혈양이 많아 변기에 앉았다가 일어났다가를 반복했고, 너무 아파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기어다녔어요. 장기가, 자궁이 밑으로 빠지는 느낌이랄까. 결국 엠뷸런스를 불러 병원에 실려갔어요. 병원에 도착했을 땐 거짓말처럼 진통이 멎고 멀쩡했는데 아기집이 거의 다 내려와있는걸 의사가 꺼내더라구요.

 그때 그 고통은 첫 출산을 하면서 알았어요. 크기는 작았어도 똑같은 진통이었구나. 크기가 작아 그렇게 짧게 끝난거 뿐이구나. 나중에 검색하고 알게 되었는데 한국에서는 약물배출을 거의 권하지 않고 약물배출을 도와주는(처방해주는)의사가 유명할만큼, 그사람을 찾아가야만 할 수 있을 만큼 드문일이더라구요. 그리고 약물배출시에도 병원에 입원해서 진통제를 주사로 꽂고 투입량을 조절해가면서 진행한다고 했어요. 그걸.. 아무것도 모르고 집에서 했으니. 옆에서 지켜보는 남편도 힘들고 저도 힘들고 정말 끔찍한 경험이었어요. 그 이후에도 병원에 가서 상태를 보았고 며칠더 약을 처방받아 자궁이 깨끗하게 비워질때까지 맘고생 몸고생을 했어요.

 그치만 지나고보면 저는 오히려 약물배출한게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한국에 있었다면, 의사가 당연하게 소파 수술을 권했을 것이고 몸에 그렇게 무리가 많이 가는 수술을 후다닥 하고 쉽게 받았다면..어쩌면 두번째 임신이 힘들지 않았을까. 물론 다 불가능한건 아니지만 그 이후로 임신을 계속 실패하는 경우도 많이 봤거든요. 저처럼 초기에 유산한 경우라면 약물배출이 여자의 몸에 덜 해롭다고해요. 왜냐하면 소파수술은 자궁내벽에 상처를 많이 남겨 착상이 어려워질 수 있거든요. 혹시 의사가 수술을 권했다면 더 알아보시고 가능하다면 약물배출을 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두번째 병원에 가서 유산되었다는걸 받아들여야 했을 때 제가 의사한테 왜그런거냐고 물었어요. 근데 제가 슬퍼보였는지. 너때문아니다. 남편때문도 아니다. 단지 아기가 약해서 본인이 스스로 멈춘거다. 라고 위로 해주더라구요. 그리고 첫임신때는 이렇게 초기에 유산을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정말 많다.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그렇게 아기천사는 떠났지만.. 그 아기천사는 좋은 곳으로 갔을거라고 생각해요. 아기가 떠나고 몇달은 마음이 너무 힘들었지만 바로 초겨울쯤 다시 임신시도를 하였고 두달만에 우리 루안이가 찾아와 주었어요. 그리고 임신기간동안 아무 문제없이 잘 자라주었고. 출산도 힘들지 않게 했구요. 이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아마 그때의 저처럼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시겠죠. 힘내세요! 다시 이쁜 아기 천사가 찾아와 줄거예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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