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루안이 낳고 병원에 있을 때 찍은 루안이 사진을 받아 보았다. 병원에서 4일간 있었는데 3일째되는 날에 한 젊은 여자가 방에 들어와서 아기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했다. 여기서 사진을 찍어주고 6주에서 8주정도 후에 집으로 가져올거라고. 그 중 마음에 드는 사진이 있다면 구매하면 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한장은 선물로 받을 수 있다며. 나는 별 생각 없이 오케이 했다. 한국에서도 조리원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 들어서 부담없이 찍어보고 마음에 드는게 있으면 액자하나 만들어줄까하고. 근데 사진 찍을걸 예상 하지 못했기 때문에 예쁜 옷도 하나 없었고, 사진기사도 따로 준비한 소품도 없어 병원 침대에 속싸개를 펴놓고 루안이 인형을 소품삼아 몇장 찍었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그 젊은 여자는 사진찍는 동안 의욕적이고 않아 남편과 나는 아 보나마나 마음에 드는 사진 없을 것 같다. 했다.

 그렇게 오늘, 20분뒤에 도착할 것 같다는 연락이 왔다. 손님이 와있었지만, 남편과 나 모두 있었기에 오라고 했고.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사진은 역시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루안이의 얼굴은 다 귀여워서 소장하고 싶었지만, 준비없이 찍은거라 옷이며 배경이며 모두 마음에 안들었다. 사진을 보여주러 온 젊은 남자는 가져온 것들을 소개하기위해 준비만 몇분이 걸릴 정도로 많은 것을 선보였고. 큰 가방을 가리키며 더 있는데 보여줄까 하길래 됐다고 했다. 아기를 위한 소중한 첫 사진이라며, 거창하게 영업을 했다. 다 듣고, 나는 가격도 설명해달라고 했다. 꺼내놓은 것만 특가로 650유로. 거의 100만원이었다. usb가 포함된 작은 앨범과 탁상용 유리 액자 세개, 벽에거는 액자 하나, 그리고 선물용 루안이 사진이 다 들어가 있는 카드들까지. 남편은 퀄리티에 비해 터무니 없는 가격이라고 했다. 그치만 나는 루안이를 위해 액자 하나 정도는 할 생각은 있었기에 남편에게 액자하나만 할까 했더니, 앨범이더 낫지 않겠냐 해서 앨범만 하게되면 가격이 어떻게 되냐 했더니 350유로. 큰앨범도 아니고 손바닥 만한 거였는데 말이다.

 남편과 나는 한국어로 상의했다. 결국 우린 학생이라 부담스럽다. 그 젊은 여자가 사진 찍어 주러 왔을 땐 사진 몇장이라고 하길래 이렇게 많은걸 준비해올거라고 예상 못했다. 했다면 안찍었을거다. 괜히 수고스럽게 해서 미안하다. 했다. 그 남자는 오히려 자기가 미안하다며, 사진기사가 너희에게 설명을 제대로 안한 잘못이네. 하지만 프랑스에선 원래 이렇다. 낭비하는 걸 싫어 한다. 이렇게 사진을 인화 해왔는데 우리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니 내가 더 미안하다. 아이를 위한 첫사진인데 내가 더 미안하다. 하는데. 이게 말인지 방구인지. 비꼬는건가. 별생각이 다들었다. 결국엔 미안하지만 우린 사지 않겠다. 말했다. 마음에 안드는데 100만원이나 들여 살필요는 없으니.그랬더니 10개월 할부가 가능하다며 학생이라 힘들면 할부로 사라고. 끝까지 미안하다고 사지 않겠다 했고, 사진 한장은 선물로 받으라며 줬다. 그렇게 그 남자를 돌려보냈고, 남편과 나는 몇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분이 너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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