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안이가 태어난지 65일째 되는 날이다. 육아를 한지 65일째가 되는 날이기도 하다. 루안이가 태어난지 얼마 안됐을 때는 익숙치 않아서 하루가 어떻게 지나 가는지도 모르게 정신없었는데. 이제는 이렇게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하고 있을 만큼 적응을 해 나가고 있어 뿌듯하다. 옆에서 항상 함께 해주는 남편이 있어서 가능했으리라.

 루안이와 나는 보통 10시에 일어난다. 루안이의 뒤척임으로 깨서 그대로 누운채로 아침의 첫 수유로 하루를 시작한다. 남편은 수업이 있는 날은 이미 나가 있는 시간이거나 수업이 없는 날에는 같이 깨는 경우도 있고 더 일찍이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공부를 하고 있다. 비몽사몽 졸면서 30분 가량을 열심히 먹고 남편이 창문을 열어주면 루안이는 이내 눈을 뜬다. 나는 곧바로 간단히 씻고 어제 사용하고 내버려둔 유축기를 삶기 위해 불을 올리고, 내 아침밥을 챙긴다. 위에 사진처럼 빵,사과,커피 그리고 구운계란 한개정도. 루안이가 울까봐 침대까지 가지고 와서 먹는데 요즘에는 아침에 기분이 좋은지 오랫동안이나 방긋방긋 웃으며 내가 다 먹을때까지 기다려준다. 다 삶아진 유축기로 유축까지 하면 내 일은 끝. 곧장 루안이 기저귀를 갈아주고, 세수시키고 크림을 발라준 후 식염수로 코까지 세척시켜준다. 그리고 비타민 D 먹이기.

 초점책으로 루안이 혼자 놀기를 도와주고, 가습기에서 나오는 수중기도 구경시켜주면서 오늘은 블로그에 무슨 글을 올릴지 탐색하기 시작한다. 보통은 낮 세시쯤 글을 하나올리고, 삘 받으면 두개까지 올리기도 한다. 그와중에 수유는 한번 정도 더하면서. 그렇게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슬슬 또 배가 고파진다. 초콜릿이나 요거트로 간식을 챙겨먹는데도 금방 배가 고파진다. 모유수유를 해서 그런가 아님 임플라논 때문인가 요즘 식욕이 다시 돌아왔다. 엄마가 한국에서 보내주신 잔멸치로 볶아놓은 반찬과 김, 그리고 루안이가 안보채고 잘있다면 플러스로 계란말이정도 더 해서 밥한그릇을 뚝딱 먹는다. 이때도 루안이가 누워있는 침대에서. 먹고나면 귀신같이 루안이도 밥을 달라고 해서 또 수유. 수유하면서 유튜브 보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피곤한 날에는 누워서 수유하면서 한시간정도 낮잠을 잔다.

 그럼 남편이 돌아올 시간이 되는데. 루안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나는 저녁을 준비한다. 며칠전까지만해도 내가 계속 루안이를 보고 남편이 요리를 해줬는데, 남편에게 산후우울증이와서 루안이와의 시간을 늘려주려고 역할을 바꿔보았다. 내남편의 산후우울증 포스팅 보러가기 클릭 그랬더니. 남편도 내가 챙겨주는 것 같아서 만족. 나도 루안이에게서 잠깐동안의 해방으로 만족. 당분간은 이 패턴을 유지하기로 했다. 식탁에서 루안이에게 수유하면서 남편과 저녁식사를 하고. 남편은 컴퓨터로, 나는 침대에서 루안이와 개인시간을 보낸다. 나는 보통 루안이를 배에 올려놓고 블로그에 글을 하나 더 올린다. 그리고 나서 루안이를 씻기고 유축해놓은 걸로 수유하고 잘 준비를 한다. 이때 우리는 무한도전을 틀어놓는다. 하도 많이 봐서 모르는 장면이 없고 익숙한 장면들이지만 매번 기분 좋아지는 프로그램. 임신기간때도 무한도전으로 태교를 해서인지 루안이도 가끔 티비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이대로 자기 아쉬운 날은 나는 무알콜맥주, 남편은 알콜맥주와 소시지를 먹는다.

 남편이 이렇게 일찍 들어온 날에도, 11시나 12시에 들어온 날에도 우린 보통 새벽 2시에 자려고 눕는다. 루안이는 이전에 수시로 잤다가 일어나고, 두시부터 밤잠으로 치는데. 요즘 자기전 한시간을 울어재끼며 나를 힘들게 하고 잠이 든다. 하루종일 뭐 한거 없는데 밤엔 왜그렇게 피곤한지 낮잠을 잔날에도 자기전 루안이의 칭얼거림이 너무나 힘들다. 그래도 칭얼거리다 잠드는 루안이를 보면 다시 또 행복해하며 잠든다. 별거 없지만 피곤한 초보엄마의 하루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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