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루안이가 태어난지 62일째 되는 날이다. 아직까지는 루안이 장난감을 따로 사주지 않았는데. 임신 초기때 한국에서 형님이 임산부에게 필요한 것들과 아기옷 그리고 장난감들을 많이 보내주셨었다. 그 중 초점책을 요즘 잘 이용하고 있다. 조금씩 깨어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부터 어떻게 놀아줄까 고민을 했는데 초점책이 생각나 꺼내 보았다. 보여주면 잠깐동안은 집중을 해서 보는 루안이가 신기해서 가끔 칭얼댈 때 보여주었는데, 오늘은 남편과 내가 점심밥을 먹는 동안 한번도 칭얼대지않고 혼자 침대에 있길래 가보았더니, 가습기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가습기에서 분사되고 있는 안개같은 수증기가 신기했나보다. 그러다가 천장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꺄르르 웃었다. 모빌이 필요하구나 싶었다. 아직 준비 하지 못해서 우선 집에 있는 초점책을 다시 꺼내 보여주었다.

 이렇게 한시간 가량 되었을까 혼자 잘 놀아주니, 나는 설거지도 마음 졸이지 않고 할 수 있었다. 요즘 루안이 보느라 밥먹는 속도가 엄청 빨라 졌었는데, 밥먹고 설거지, 그리고 여유있게 커피까지 마실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커피 마시고 마침 다된 빨래를 널고 있으니 귀여운 칭얼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널려있던 빨래를 개어 장에 넣고, 빨래를 다 널고 나서 돌아오니 엄마 얼굴을 보고 울음을 터뜨렸다. 배고픈 모양이었다. 그래서 지금 수유하며 글을 쓰고 있다.

 루안이가 뱃속에 생기기 전부터 남편과 나는 아이키울때 쓸데없는 곳에 돈 낭비 하지 말자며 다짐했었다. 그래서 임신 중에 루안이 옷도 거의 사지 않았고 지금까지 선물 받은 옷들과 형님이 물려주신 옷들로 충분히 입히고 있다. 사실 아직까지는 외출 할 일이 거의 없기도 하고, 하루에도 몇번이고 갈아 입혀야 하기 때문에 패션을 신경쓰기보단 기능적인 측면에서 옷을 입히고 있어서 옷 욕심이 아직은 없다. 아직까지는. 근데 요즘 인스타를 보면 왜케 아기옷이 이쁜 것들이 많은지. 이렇게 생각하면 루안이에게 미안하지만, 루안이가 아들이라 다행이다. 딸이었으면 더 옷 욕심이 생길 것 같은데.

 옷도 옷이지만 루안이가 자라면서 필요한 육아용품들이 계속 생겨날텐데. 엄마 아빠가 열심히 돈벌어야겠네. 다른건 아니어도 책은 많이 사주고 싶으니까. 잠들어있는 루안이를 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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