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안이가 태어난지 벌써 90일이나 됐다. 10일 뒤면 100일이라니! 백일의 기적이 올지 백일의 기절이 올지는 아직 모르지만 요즘 힘든게 없어서 기적이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한국에 있었다면 백일상을 차려줬을 것 같은데 함께할 가까운 가족도 없는 파리에 있으니 남편과 셋이 오붓하게 보낼예정이다. 간단하게 예쁜 케익 하나 준비하고, 루안이는 먹을 수 없겠지만 그리고 태어난지 100일기념으로 에펠탑을 보여줄 생각이다. 이쁘게 하고가서 사진도 많이 찍어야지 했는데 며칠 전부터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져서 중무장을 하고 나가야할 것 같다. 바토무슈도 태워줄까 했지만 감기 걸려올 것같아 그건 돌때 해줘야겠다.

 루안이는 태어났을 때 속눈썹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이젠 제법 보인다. 한...4미리? 되는 것 같다. 그것마저 어찌나 귀여운지. 도치맘이 따로 없다. 그리고 몇주 전부터는 손을 모아 꼼지락 거리기도 하고 내가 손을 잡으면 자기입으로 가져가기도 하는 등 손의 움직임이 확실해졌다. 그리고 안아주면 내목을 끌어안기도 한다. 목가누기는 사실 태어난 날부터 했었기 때문에 남편이나 나나 데리고 다닐때나 안을때 목을 신경을 써본적이 없다. 알아서 잘 버티고 있어서. 지인분들이나 의사들이 놀라 할때마다 다른 아기들은 어떻길래 그러지 궁금할 정도. 뒤집기도 조금씩 시도하고 있고 허리힘도 좋아져서 기저귀 갈때마다 힘들다 엉덩이를 번쩍번쩍 들어올려서 신속하게 처리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똥파티를 하기도..

 그리고 가장 기분 좋은 변화는 생후 한달때 생겼던 태열! 신생아 여드름이 거의 잡혔다는 것. 아직도 내 살이나 아빠 품에 오래 안겨있는 등 열기가 있으면 바로 빨개지다가 심하면 오돌도톨하게 올라오지만 dexeryl크림 발라주면 만사오케이. 루안이 태어나기 전에 임신기간 동안 온몸이 건조해 약사가 추천해준 크림이었는데. 알고보니 태열에도 좋고 건조한 피부를 가진 아기들에게 엄청 좋은 크림이었다. 가족모두 사용하기 좋은 크림이라고 한다. 프랑스에 사는 지인분들이 많이 추천해주셔서 다시사서 루안이도 발라줘본건데 효과 굿. 내가 생각했던 엄청 부드러운 아기피부로 바로 돌아왔다. 몇주전부터 기저귀가 닿는 배부분에 발진처럼 빨갛게 올라와서 그부분에도 기저귀 갈때마가 열심히 발라주고 있다. 그치만 기저귀를 항상 차고 있어야 해서 그런지 잘 낫질 않아 기저귀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친환경 기저귀 Naty를 대량으로 사놨는데 방금 마지막 팸퍼스 기저귀를 다쓰고 네티를 처음으로 채워줬다. 어떨지는 지켜봐야겠다.

 제일 재밌는 변화는 수다쟁이가 된 것. 옹알이는 계속 해왔지만 요즘엔 목소리도 커지고 표현하고 싶은게 많은지 높낮이도 다르게, 표정도 다향하게 대화를 걸어온다. 내가 관심을 가져주는 순간 시작되는 그 대화는 졸음이 올때까지 수 분간 지속된다. 진짜 말이 트기시작하면 자기전에 엄청 말을 걸어온다는데 기대된다. 졸려 죽겠지만 귀여워서 죽을 것도 같겠지. 그리고 감정이 다양해진건지 표현을 할 줄알게 된건지 불안하다거나 불편하다거나 기쁘다거나 표정에 확실하게 나타난다. 예전부터 그랬는데 내가 못알아본거였나 싶지만 아무튼 요즘 루안이 확실히 사람같다. 예전에 먹고 똥싸는 인형같았는데. 그리고 또 재밌는 변화. 엄마아빠가 무언가 먹을 때 음식에 관심을 보인다. 엄마아빠의 숫가락질 젓가락질 하는 순간부터 입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집중 최고. 침도 질질 흘리면서. 아무래도 한달뒤면 바로 이유식 시작해야겠다.

 얼굴 생김새 변화도 만만치 않다. 어제 남편과 사진 정리하면서 루안이의 태어난 날 사진을 봤는데 지금과는 정말 다르게 생겨서 신기했다. 양수에 불기도 했고 진통으로 붓기도 했을 얼굴이지만 생후 며칠 사진과도 지금의 루안이의 얼굴과 정말 다르다. 그때도 이뻤지만 지금도 너무 사랑스러운게 내새끼 맞지싶다.

 앞으로 기고 서고 걸어다니는 꼴은 또 얼마나 심쿵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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