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루안이가 태어난지 92일째 되는 날이다. 8일 후면 100일이 된다. 어제부터 감기 기운이 있어서 고통스러운 식염수 코세척을 수시로 하고 있는데 이젠 울지도 않고 잠깐 놀라는 정도란다.(남편이 도맡아 해주는 중) 인터넷에서 보니 어떤 엄마는 물고문 수준이라고 마음아파서 도저히 못해주겠다고 하던데 무슨 마음인지 100%이해간다. 나는 루안이가 발버둥치면 제압하기 힘들다고 남편에게 맡겼는데 마음아파서 못하겠는게 사실 더 큰 이유다. 괴로워하는 표정을 한번 보고 도저히 못하겠더라. 다행히도 남편이 잘 해주고 있고 그 덕분에 코막힘도 거의 나았다. 감기가 아주 약하게 잠깐 온 것같다. 내일은 더 나아져서 고통스러운 코세척 그만했음 좋겠다.

 코세척방법은 어제 포스팅 했는데, 그 방법은 아플때만 하고 평소에는 그냥 흘려보내는 정도로만 약하게 해주고 있었다. 옆으로 돌아 눕혀 놓고 위쪽 콧구멍밖에다 아래쪽으로 식염수를 조금 흘리고 나서 그 콧구멍을 살짝살짝 눌러주면 안에 있는 코딱지나 콧물이 나온다. 정식방법 보다는 덜 나오지만 그래도 효과가 있다. 이방법은 루안이 태어난 병원에서 알려준 걸로 루안이도 괴로워하지 않고 아주 유용하다.

 그리고 어젯밤에 루안이와 놀아주다가. 루안이 발을 보여주며, "이게 네 발이야"라고 알려 주었다. 그 이후로 루안이는 사진처럼 발을 잡으려고 몇번이나 시도했다.

 



 그치만 성공하지 못했고 금방 포기해버렸다.



 아무래도 아직 발잡기는 무리인가. 발잡고나면 발을 잡고 입에 넣는다는데 :) 귀엽겠다. 100일이 다가오는 만큼 요즘 남편과 100일의 기적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하게 된다. 백일의 기적이라함은 밤에 무려 8시간이상 통잠을 자준다는 것! 우리 루안이는 모유수유를 하고 있고 밤중수유도 누워서 편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통잠을 빨리 자주었으면 하는 마음은 사실 없다. 오히려 낮에 좀 자줬으면 싶었다. 젖먹다 잠들어서 내려놓으면 등센서 발동해서 바로 깨고, 안아서 재우다가 내려놓으면 깨고, 루안이를 재우려면 영락없이 내 품에 있어야 했다. 밤에야 겨드랑이에 끼우고 재워서 괜찮았는데 낮에도 내가 계속 누워 있을 수가 없으니 힘들었다.

 근데! 며칠전부터 잠들었을 때 내려놓으면 깨지 않고 푹-잘도 잔다. 저녁에 길게는 네시간까지도! 다른아기들은 8-9시즈음 부터 밤잠을 잔다는데 우리는 생활패턴이 새벽 2-3시는 돼야 내가 눕기 때문에 그전에 꼭 깨서 놀다가 자야한다. 낮에 길게 자다가 깨면 주위를 둘러보며 엄마가 있는지 부터 알려고 하는데 옆에 없으면 울어버리고 있으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참이나 쳐다보는데 너무 귀여워 죽겠다.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편해졌는지 그 네시간동안 남편과 저녁밥도 느긋하게 먹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 밤중수유는 두번 정도 하는 것 같다. 모유는 분유보다 소화가 빨리 돼서 비교적 늦게까지도 밤중수유를 한다고 한다. 내 스웨덴 친구는 아기가 지금 10개월인데도 밤중수유를 새벽에 한번은 한다고 한다. 그 친구도 밤중수유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나처럼 끊으려고 노력하지 않고 있긴 하다.

 정말 100일이 되면 또 어떤걸로 우릴 놀라게 해줄지 기대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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