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만든 시금치전



 오늘은 집에 한국손님 두명이 오는 날이다. 두명 다 해외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오늘은 한식을 먹을 것 같다. 프랑스로 오기 전 남편과 나는 음식에대한 걱정은 하지않았다. 한국음식이 그리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프랑스로 왔을 때 바로 파리에서 살았다면, 한국음식을, 한국음식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달랐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시골에서 어학교를 다녔기때문에 한국음식재료를 구하기가 여간 힘들었다. 그래서 친정에서 주기적으로 커다란 소포를 받았다. 죄송해서 부탁드리지도 않았는데 매번 내취향에 꼭 맞게 보내주셨다. 그 중 부피를 가장 많이 차지 했던건 인스턴트라면, 그리고 한국과자들. 신상라면들과 한국에 있었을 때 즐겨 먹던 과자들이었다. 그럼 식량보관함에 차곡차곡 넣어두고, 꺼내 먹을때마다 남은 양을 세어가면서 아끼고 아껴서 먹었는데, 먹을땐 남편과 한국에서 있었던 얘기를 나누며 행복해했다.

 남편이 한국 음식 중 가장 그리워 하는 것은 해물찜, 나는 탕수육. 프랑스에 온지 1년하고 3개월이 더 지났을 때 한국에 잠깐 간 적이 있었다. 가기전에 먹고 싶었던 것들을 미리 적어갔는데. 다른건 거의 다 먹고 왔지만, 남편은 결국 해물찜을 먹지 못 했고, 나는 탕수육을 여러번 먹었지만 매번 그저그런 맛의 탕수육만 걸려 만족하지 못하고 프랑스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그 아쉬움에 아직도 각자 그 음식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파리로 온지도 꽤 되었는데 아직도 그 두 요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지 못했다. 파리에는 한식당도 많고 한식재료를 구하기 쉽지만, 기억속에 그 맛을 찾지 못한 것이다. 아마 그 맛은 한국에가서 먹어도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그때 그 기억 속에 맛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먹을 때의 기분, 분위기, 함께 먹은 사람과의 대화 등이 다 어우러져서 맛있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걸 두고 향수병이라고 하는 걸까. 나와 남편은 한국에서 결혼을 하고 둘이 함께 외국으로 나왔기 때문에 한국이 그립다는 생각을 자주 하진 않았던 것 같다. 둘만의 공간이 처음 생겼기때문에 적응하기 바빠서 더 그랬던 것 같다. 해외생활에 적응 하는 것보다 결혼생활에 적응하기 바빴달까. 덕분에 향수병이 심하게 오지 않았던 것 같다.

 결혼 4년차 우리는 어느정도 안정권에 들어왔다고 말한다. 작년까지만해도 박터지게 싸웠고, 이제는 서로를 안쓰러워하는 마음까지 더해지면서 더 돈독해졌다. 그리고 때마침 우리 루안이가 태어나 주어 다시 또 새로운 가족이 만들어졌고, 이 새로운 가족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앞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루안이의 학부모가 되는 등의 많은 이벤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삶의 안정?을 되찾아 가면서 한국이 그리워 질까? 그리워지기 전에 한국에 돌아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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